최근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 등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원유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정부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원유 급등으로 인해 경영환경이 악화와 함께 원가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특히 기후변화협약 시행과 고유가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이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그 중에서도 수자원 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상수도 원수, 댐호소수, 하천수, 강변 여과수, 하수, 해수 등 다양한 수자원은 신·재생에너지의 좋은 열원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일한 수자원 중에서도 상수도 원수, 댐호소수, 하천수, 강변여과수 등은 신·재생에너지 중 지열에너지로 분류되고 있으며, 하수는 폐기물에너지, 해수는 해양에너지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러한 에너지는 대기와의 온도차를 갖고 있어 온도차에너지로 불리며, 대부분 히트펌프를 사용, 냉난방을 하는데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온도차 냉난방시스템은 냉방 시 건물 내의 열을 수자원으로 방출하고, 난방 시에는 수자원으로부터 열을 취득, 실내에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기존 냉난방 설비보다 효율이 높아 경제적이며,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특징을 갖추고 있다.
특히, 열수요처가 많은 도심지 지중으로 풍부한 수량으로 이송되고 있는 광역상수도 원수는 매우 큰 온도차에너지 열원으로 하천수의 열원 특성과 지중열교환기의 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기도 한다.
또한, 상수도 원수의 취득원인 하천수 또는 댐호소수는 대기에 비해 온도의 계절변동이 작고 계절에 따라 대기와의 온도차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어 냉난방시스템의 좋은 열원 특성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지중관로를 통해 짧게는 수km에서 길게는 수십km씩 이송되는 상수도 원수는 관로 상에서 천부 지열원도 취득할 수 있어 지중에 루프를 구성, 지열원을 취득하는 지중열교환기와 유사한 특성을 갖고 있기도 한다.
이러한 온도차에너지 열원이 도심지를 지나고 있어 히트펌프를 이용, 단위 건물의 냉난방뿐만 아니라 지역 열공급 상업용 열원, 산업용, 농업용 열 공급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에 수온차 에너지 활용을 위한 한강수계 상수도 원수의 열자원 조사 연구가 진행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강수계 광역상수도 원수의 에너지 부존량
광역상수도는 인구가 밀집된 대도심 위주로 공급되는 특징이 있으며, 수도권광역상수도는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수원시, 의정부시, 오산시, 평택시, 파주군 등 수도권 일원에 하루 828만㎥을 공급할 수 있는 시설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2008년에는 일평균 336만㎥을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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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광역상수도 단계별 온도센서 설치위치도(총 15개소) |
팔당취수장에서 수도권 일원의 수용가까지 이어지는 관로는 지중에 설치돼 있으며, 특별히 천부지열의 흡수를 고려하지 않고 설치됐지만 수km에서 수십 km씩 원수가 흘러가면서 자연스럽게 천부지열을 흡수하게 되는 지중열교환기의 역할도 동시에 하게 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광역상수도 원수의 온도 변화 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각 단계별 원수의 온도 변화를 통해 팔당에서 취수한 물이 지중관로를 통해 지열을 흡수하는 열량을 조사하고 수도권광역상수도의 온도차에너지 부존량에 대한 평가가 진행됐다.
대기와 온도차 있어 대부분 히트펌프로 냉난방 사용
막여과 폐수처리공정에 영향 커 수온 제어에도 가능
지난 2009년 2월에 실시한 연구에서는 팔당 제2취수장에서 평균 수온 1.94℃의 한강물을 취수하고 이 물이 지중관로를 통해 약 26km 떨어진 과천시 주암동 일원에 도착할 때는 3.13℃로 1.1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평균 115만㎥이 넘는 원수가 흐르고 있어 이를 지열로 환산할 경우 하루에 1.37 Tcal를 천부지열로부터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4월 측정 결과 수온이 상승하게 되면서 천부지열을 흡수하는 열량은 0.95Tcal/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 Tcal의 열량은 1 Mcal의 106배로 LNG의 표준열량이 약 1만kcal/㎥로 효율 100%인 보일러로 약 9만 6,000㎥의 LNG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열로, LNG 사용료만으로도 7천만 원이 넘는 엄청난 열량을 매일 지열로부터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기준 수도권광역상수도 원수 336만㎥을 모두 이용하는 경우 매년 5,766.3Tcal를 사용할 수 있으며, 원수의 30%만 사용하더라도 매년 1,729.9Tcal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소양강댐 수력발전소의 1.56배의 전기를 생산하는 시화조력발전소의 12.1배에 달하는 엄청난 에너지 부존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산정됐다.
대형 냉난방시스템의 열원별 사용요금 비교
원수 온도차 냉난방시스템을 이용하는 수열원 편익 제공을 위한 소요 비용은 관로추가생성을 위한 설치비용, 관로시스템 등의 유지를 위한 고정비용, 수열원 사용량에 따른 사용비용으로 구분된다.
설치비용과 관로시스템 유지비용은 원수 온도차 냉난방시스템의 설치 위치에 큰 영향을 받아 객관화하기가 쉽지 않아 이 연구에서는 전열, LNG, 보일러등유 등 다양한 열원의 실제 사용요금에 대한 조사, 비교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원수 온도차 냉난방시스템의 경우 1.0Mcal 생산비용이 27.20원/Mcal으로 가장 적으며, LNG, 보일러등유, 지역난방, 전열에 비해 각각 42.65원/Mcal, 67.81원/Mcal, 70.56원/Mcal, 81.60원/Mcal가 절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원수에 대해 5℃의 온도차를 이용하는 경우, LNG, 보일러등유, 지역난방, 전열에 비해 원수 1톤당 각각 213.25원, 339.05원, 352.80원, 408.00원의 차익을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대형 냉난방시스템에 원수를 열원으로 공급하는 경우 편익을 취할 수 있는 여지가 크며, 수자원공사에서도 플랜트 등에서 대형 열원이 필요한 경우 원수 온도차시스템을 이용하게 되면 사용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수온차 냉난방시스템의 성능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겨울철에도 수온이 5℃ 이하로 많이 내려가지 않은 충청 이남권의 경우에는 수온차 냉난방의 활용이 큰 반면, 한강수계의 서울경기권역은 동절기 수온이 3.5℃이하로 내려가는 것을 감안한 연구로 성남정수장에 설치한 파일럿 플랜트를 통해 동절기 히트펌프 시스템의 고효율 운전방안에 대한 실증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활용방안
수자원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수자원을 이용한 온도차에너지는 냉난방열원으로 사용하거나 대용량 시스템이나 타 열원과의 복합 시스템으로 사용하기에 용이하다. 특히, 수온차 냉난방시스템을 적용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고층건축물의 경우 전체 냉난방부하의 15%를 담당하며, 지열과 보일러 등이 복합된 시스템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수자원공사의 경우 청주정수장, 밀양정수장, 주암댐, 대청댐에 수온차 냉난방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청주정수장의 경우 대청댐 원수와 대기 온도차를 이용, 냉난방하는 수온차 냉난방시스템을 지난 2007년부터 60RT 규모로 설치, 운영 중에 있으며, 수온차 냉난방시스템은 정수장에서 정수를 생산하기 전에 냉난방시스템을 거쳐 물이 가진 온도 에너지를 활용하고 다시 정수를 생산하는 구조로 설계, 운영되고 있다.
특히, 청주정수장의 경우 연간 6백만 원의 냉난방비 절약과 함께 40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임으로서 정부의 녹색기술 보급정책 확산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원수 온도차에너지는 원수에 열을 배출, 전달되기 때문에 공기를 열원으로 하는 대부분의 냉난방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하는 도심의 열섬효과 등의 문제점에 대한 주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강가나 댐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하천수나 강변여과수의 경우에는 주변 주거단지와 레저관광단지의 냉난방열원으로 공급할 수도 있으며, 농촌지역의 많은 시설원예단지의 냉난방열원으로 공급될 경우 CO2 배출이 심한 보일러 이용과 냉난방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여 농작물 생산비용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수온차 시스템은 정수처리공정에도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되고 있다. 특히 막여과 공정에서는 수온이 펌프 동력비와 폐수처리공정에 미치는 영향이 커 수온 제어에 이용이 될 수 있으며, 최근 경제적 타당성을 갖춘 막여과 폐수처리공정이 검토, 조만간 적용사례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 / 터 / 뷰
열섬효과 등 연료비 감소 ‘획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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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용 선임연구원 |
“한강수계의 경우, 충청이남 지역과 달리 겨울철 온도가 상당히 낮아 이를 이용한 에너지 활용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2009년부터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의 온도 에너지는 곧 열에너지라고 강조하는 K-water 연구원 조용 선임연구원은 “한강수계의 경우 팔당댐에서 물을 취수, 지하 배관을 통해 수도권으로 송수 시 동절기의 경우 지열을 흡수하는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히며, “따라서 온도 변화 분석과 함께 히트 펌프를 통한 냉난방 시 효율에 대해 파일럿 플랜트를 성남정수장에 구축, 계측 중에 있으며, 청주정수장에도 설비를 구축, 시험을 통해 지난해 성능 분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충청권 이하의 경우 물의 동절기에도 5도 정도의 물의 온도 확보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올해 한파와 폭설로 인해 0.5℃까지 내려가 어려움이 예상 됐지만, 동파방지 설비를 통해 아무런 문제없이 성능 검증을 마쳤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강수계에서 동절기 시 한강이 얼 경우를 대비, 물동파의 가능성에 대해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증 연구를 마친 상태로 하절기에 대한 연구도 진행될 예정이다.
조 연구원은 “동절기에는 열온이 높을수록 히트펌프 성능이 올라가는데 올 겨울 테스트를 통해서 성능은 떨어지지만 운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하며, “테스트 결과 COP 3.0의 효율을 측정, 향후 진전된 연구를 통해 성능을 끌어 올리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에어컨 보다 30~40% 보일러 보다 3~4배 높은 효율성
진주 시설원예단지에 강변여과수로 냉난방 연구 진행
이러한 연구를 기반으로 수온차를 통한 냉난방 시스템이 확산될 경우 기존의 공기를 이용한 냉난방 장비에 비해 열섬효과와 연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조 연구원은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에 온도차를 이용한 냉난방 시설이 약 10% 구축돼 20~40%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며, “특히, 하절기 시 내부에서 더워진 공기를 다시 물에 흘려보내 도심 열섬효과를 줄일 수 있으며, 일반 에어컨 보다 30~40%정도의 효율과 시스템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보일러시스템 대비 3~4배 정도의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진주의 시설원예단지에 강변여과수를 이용한 냉난방 설비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히며, “관계자에 따르면, 겨울철 약 8천만 원의 연료비가 소요되던 것에 비해 강변여과수를 이용한 후 1,600만 원 정도만 소요돼 확실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조 연구원은 “예를 들어 히트펌프의 경우 100을 넣으면 COP 3.0일 경우 300의 효율을 얻을 수 있어 이는 실내에서 필요한 에너지의 25~30%만으로도 원하는 냉난방이 가능해 그만큼의 전기사용료를 절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